"우리 집 강아지가 저만 보면 달려들어서 손이랑 발을 물어요. 피가 날 정도인데, 서열이 무너진 건가요?"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러도 꼬리를 흔들면서 더 세게 물어요."
생후 2~5개월 차 강아지를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겁니다. 이 시기의 강아지는 별명이 '개라냐(개+피라냐)' 혹은 **'악어'**일 정도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가고 씹습니다. 특히 움직이는 보호자의 손과 발은 최고의 사냥감이죠.
많은 분들이 "안돼!", "하지 마!"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콧등을 때리지만, 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오늘은 강아지가 보호자를 무는 진짜 이유와, 손 대신 장난감을 물게 만드는 '에너지 재설정'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1. 공격성이 아닙니다, '간지러움'과 '놀이'입니다
먼저 오해부터 풀어야 합니다. 강아지가 으르렁대며 무는 것은 보호자를 무시하거나 공격하려는 의도가 아닙니다.
이갈이의 고통: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시기(생후 4~8개월)에는 잇몸이 퉁퉁 붓고 간지럽습니다. 무언가를 씹어서 이 통증과 간지러움을 해소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움직임에 대한 반응: 강아지는 본능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쫓습니다. 걸어 다니는 보호자의 발뒤꿈치, 눈앞에서 흔들리는 손가락은 강아지 눈에 '살아있는 사냥감'으로 보입니다.
이때 혼을 내면 강아지는 "어? 내가 무니까 엄마가 큰 소리(짖음)를 내네? 신난다! 같이 놀자는 거구나!"라고 오해하고 더 흥분해서 달려듭니다.
2. 최악의 대처: 손을 휘젓거나 소리 지르기
강아지가 물었을 때 보호자가 하는 가장 흔한 실수가 있습니다.
"아!" 하고 비명 지르며 손을 확 뺀다: 강아지에게는 사냥감이 도망가는 것처럼 보여서 사냥 본능을 자극합니다. 더 빨리 쫓아가서 뭅니다.
밀어내거나 입을 잡는다: 강아지는 이것을 몸으로 하는 터프한 놀이(레슬링)라고 받아들입니다.
[올바른 대처: '석상'이 되세요] 강아지가 손이나 발을 무는 순간, "아!" 하고 짧고 단호한 소리를 낸 뒤, 그 자리에 '석상'처럼 굳어버리세요.
시선을 피하고, 팔짱을 끼고, 등 돌리고 가만히 있으세요.
강아지는 "어? 재밌게 놀고 있었는데 내가 무니까 갑자기 재미가 없어졌네(놀이 종료)?"라고 인식합니다.
몇 번 반복하면 **"사람 살을 물면 재미있는 일이 사라진다"**는 규칙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만약 너무 심하게 문다면, 아무 말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30초~1분간 '타임아웃(격리)'을 하세요.
3. "물지 마" 대신 "이거 물어" (터그 놀이의 정석)
무조건 못 물게만 하면 강아지의 스트레스와 욕구불만은 어디로 갈까요? 결국 가구 다리나 벽지를 뜯게 됩니다. **'물어도 되는 것'**을 제공해 줘야 합니다. 그 최고의 도구가 바로 **'터그(Tug) 놀이'**입니다.
터그 놀이는 긴 밧줄이나 인형을 서로 잡아당기며 노는 것으로, 강아지의 사냥 본능을 해소하고 보호자와의 유대감을 쌓는 최고의 놀이입니다. 하지만 규칙이 있습니다.
[터그 놀이 3원칙]
좌우로만 흔들기: 강아지 목뼈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위아래로 흔들거나 강아지를 공중에 띄우면 목 디스크나 척추 손상이 올 수 있습니다. 반드시 바닥에 붙여서 좌우로만(뱀처럼) 흔들어주세요.
져주기: 계속 보호자가 뺏어가면 강아지는 흥미를 잃고 자신감을 상실합니다. 10번 중 7~8번은 강아지가 이기게(장난감을 차지하게) 해주세요. 성취감을 느낍니다.
시작과 끝은 보호자가: 놀이가 끝나면 장난감을 강아지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치워두세요. "놀이는 엄마가 시작하고, 엄마가 끝내는 것"이라는 주도권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4. 손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입양 초기, 강아지가 귀엽다고 손가락을 입에 넣고 장난치거나 손으로 배를 간지럽히며 입을 벌리게 유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절대 금물입니다.
인식의 오류: 이런 행동은 강아지에게 "사람 손은 씹어도 되는 물렁한 장난감"이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
스킨십은 차분하게: 강아지가 흥분했을 때는 손을 대지 마세요. 차분하게 앉아있을 때나 엎드려 있을 때만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어, "얌전할 때만 따뜻한 손길을 받을 수 있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5. 얼음 장난감 (이갈이 특효약)
이갈이 시기 잇몸이 너무 간지러워 보인다면 '냉찜질' 효과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수건에 물을 적셔 꽈배기처럼 꼬아서 얼립니다.
콩(Kong) 장난감 안에 습식 사료를 채워 얼립니다.
딱딱하고 차가운 얼음 장난감을 씹으면 잇몸의 열감이 식고 통증이 완화되어, 보호자의 손을 찾는 빈도가 훨씬 줄어듭니다.
마치며
이갈이 시기의 입질은 지극히 정상적인 성장 과정입니다. 이 시기를 "공격성이 있다"고 오판하여 강압적으로 훈련하면 진짜 공격성을 가진 개가 됩니다.
내 손을 내어주는 대신 터그 장난감을 흔들어주세요. "내 손은 소중한 거야. 대신 이걸 마음껏 물어뜯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이 보호자의 역할입니다.
[핵심 요약]
강아지의 입질은 공격성이 아니라 이갈이 통증 해소와 놀이 욕구 표현이다.
물었을 때 소리를 지르거나 손을 빼면 '사냥 놀이'로 착각해 더 흥분한다.
무는 순간 '석상'처럼 멈춰 재미를 없애고, 터그 놀이로 무는 욕구를 해소해 줘야 한다.
[다음 편 예고] "접종 안 끝났는데 산책 나가면 죽나요?" 수의사 선생님은 안 된다고 하는데 훈련사들은 나가라고 합니다. 전염병 공포와 사회화 골든타임 사이, 현명한 '안전 산책'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견주님들의 경험은?] 피라냐 시절, 우리 강아지가 가장 좋아했던 장난감은 무엇이었나요? 혹시 가구 다리나 벽지를 뜯어놓은 '파괴왕' 에피소드가 있다면 댓글로 위로해 주세요!

0 댓글